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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청소년에게는 건강한 역할모델이 필요하다

칼럼니스트 권일남 | 입력 : 2019/04/29 [22:18]

역할모델은 구조기능주의 이론으로, 미국사회학의 일대 중흥기를 이루었던 머튼(R. K. Merton)이 제기한 것으로, 사람에게는 긍정적 지침을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면 그 사람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그 결과가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무엇보다 역할모델을 중요하게 언급한 이유로는 사회는 공공의 가치를 도모해야 하는데 누군가로부터 공공성을 인정받은 사람이 준거집단으로 자리 잡게 될 경우 그의 됨됨이 기준에 성취목표를 맞추려 하므로 그만큼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논리에 암묵적 동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할모델의 영향력이 청소년에게 특별하게 크게 나타나는 이유는 타인과의 비교특성이 매우 강한 독특한 성향이 동일시라는 의미로 투영되기 때문이다.

 

▲ 잘못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예를 보여준 영화 <올가미>의 한장면


유아나 아동과 같이 미성숙한 단계에서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와 일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가 작동하여 동성부모에게서 이성적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또한 벗어나려는 이중적 욕망을 보인다고 하였다.


하지만 미성숙하고 연약한 상태에 있기에 경쟁보다는 닮고자 함을 자신의 미래상으로 삼기도 한다. 부모의 직업을 희망하거나, 부모처럼 되기를 원하는 경향이 동일시로 인해 수용적 방어기제를 형성하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그런데 아동기 동일시의 특성이 청소년기가 되면 부모보다는 자신과 유사한 속성을 가진 사람을 닮고자 하는 대상의 변화가 뚜렷해진다. 그래서 청소년에게 있어서 역할모델은 매우 중요한 준거집단이 되며 또 동일시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역할모델이 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건강한 성장이 가능하다.


청소년기에 역할모델의 의미를 강조한 이유로는 아마도 청소년을 아노미(anomi)적 대상으로 분석하였던 과거에 청소년의 사회적 일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상징적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다.


그만큼 역할모델은 사회구성원으로 함께 성장하고 동질화하는 데 중요한 몫을 하였을 것으로 본다.


청소년은 공통의 가치관의 혼란이 큰 시기인 만큼 이의 기준을 정립하는데 있어서 자신이 모방하고자 하는 건강한 타인이 있다면 흔들리지 않게 된다.


그래서 혼란과 무질서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청소년에게 건강한 가치관을 모방하게 하는 역할모델은 곧 청소년의 바른 행동지침을 이루게 되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청소년이 단지 행동을 모방하는 선에 그침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한 마음과 태도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역할모델이 되는 사람은 가치의식이 올바르게 점철된 도덕성이 매우 중요하다.


역할모델이 정해지면 청소년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상에 대한 맹목적 ‘따라 하기’(모방)의 전형을 추구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주 접하는 메시지나 정보, 인물의 영향력은 긍정적 효과를 주기도 하며 이와 반대로 부정적 관점으로 재해석되어지기도 한다.


청소년들의 과도한 모방성에 대해서 우려와 염려를 표방하는 경우도 있다.


젊은 반항아로 대표되는 제임스 딘(James Dean) 주연의 <이유 없는 반항>은 당시 및 이후 청소년이면 당연히 따라해야 할 패션이자 행동준거였고, 그는 전 세계 청소년의 중요한 역할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또 유명인이 사건의 중심에 서면 심리적 공황상태에 처한 사람들이 베르테르효과를 나타내거나 이와 반대로 언론에 노출되지 않을 경우 문제가 감소하는 파파게노 효과(자살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자제하고, 신중한 보도를 함으로써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어떠한 상황이든 청소년들은 자신이 원하는 유용한 역할모델이 있으면 자아존중감이 높아지고 사회적 고립감을 벗어나게 되며 적극적인 행동성향과 함께 높은 성취동기를 갖게 됨으로서 잠시의 위기도 종국에는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다.


이처럼 역할모델은 동년배 또는 또래집단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성인이 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부분 건강한 성인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조망할 수 있는 어른이 존재해야 하는데 이 시대에 그런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


우선 부모부터도 변화가 필요하다. 아버지와의 대화시간을 보면 청소년전체의 34.1%가 1일 30분 미만에 불과하며, 부모와 어느 정도 신뢰와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비율도 25% 정도에 그치고 있어 4명 중 3명은 부모가 자녀에 역할모델의 기능을 심어주고 있지 못하다.


대화나 소통이 없어서 부모의 역할모델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에 자녀가 외부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다.


부모는 자녀 간에 무엇을 주제로 얼마나 대화를 하였고 앞으로 더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도 하며 역할모델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시도도 매우 중요하다.


또 어른도 어른으로서의 지위만을 말하기보다 주변의 청소년에게 진중한 역할모델이 되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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