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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JTBC의 올림픽 중계는 '보편적 시청권' 빼앗는 행위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9/06/05 [21:24]

JTBC는 지난 4일,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2026년 동계올림픽과 2028년 하계올림픽, 2030년 동계올림픽, 2032년 하계올림픽 등 총 4번의 올림픽 중계권을 따냈다며, 비지상파 방송사가 그것도 10년이 채 안 된 신생 방송사가 올림픽 중계를 하게 된 것이 매우 대단한 일인 것처럼 떠벌렸다.


하지만, 그동안 지상파 3사가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국제적 스포츠 경기를 중계해 온 이유를 생각해 보면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돈이 많아서, 혹은 독과점을 해 온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었다.


지상파 방송은 TV만 있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다. 반면 JTBC 같은 비지상파 방송은 IPTV나 케이블TV 등이 있어야만 볼 수 있다.


요즘 누가 TV를 안테나로 보나 전부 IPTV나 케이블TV로 보지라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산골오지나 혹은 시청료조차 버거운 독거노인, 장애인 가구 등은 안테나만 있으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지상파만 시청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열리는 4번의 올림픽 경기를 보지 않아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 이들 역시 똑같이 남들 다 보는 올림픽 경기를 볼 권리를 보장 받아야 하는 존재다.


더욱이 과거 방송 3사가 각각 중계권 협상을 하다보니 경쟁이 붙어 중계권료만 올라가는 일이 생기자 이른바 '코리아 풀'을 구성해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국제적 경기 중계권은 공동으로 협상하는 일이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오고 있던 터였다.


이번 월드컵 협상에도 JTBC에 단독으로 협상하지 말고 '코리아 풀'에 같이 참여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를 거부한 채 JTBC에서 더 높은 중계권료를 제시해 단독으로 중계권을 따냈다.


이로 인해 많은 외화를 해외로 빠져나가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하계올림픽은 200시간, 동계올림픽은 100시간의 방송을 하겠다고 제안했다는데 과연 채널 1개를 가지고 보름 동안 열리는 올림픽 기간 동안 약속한 방송시간을 채울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보름 동안 200시간의 방송을 하려면 하루 평균 13시간을 올림픽 중계에 할애해야 하는데, 올림픽 기간 동안 다른 일체의 방송은 하지 않은 채 올림픽 중계만 하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차라리 '코리아 풀'에 들어가서 같이 중계권을 따냈으면 지상파 4개 채널(KBS1, KBS2, MBC, SBS)과 함께 총 5개의 채널이 사이좋게 여러 종목을 나눠서 중계 했으면 정규 편성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시청자에게도 선택의 폭을 넓혀 줬을 텐데 단지 '올림픽 중계 방송사'라는 타이틀에 눈이 멀어 무모하게 일을 키운 게 아닌가 싶다.


특히 올림픽 같은 국제적 스포츠 경기는 흔히 IBC라고 불리는 국제방송센터에서 넘어오는 신호를 받아 이를 우리나라에 적합한 신호로 바꿔 각 가정에서 볼 수 있도록 방송을 내보내야 하는데 과연 10년도 안 된 신생 방송사가 이런 일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괜히 국민적 관심사인 올림픽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게 하는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은 트집 잡기가 아니라, 장비의 문제를 떠나 경험이 중요시 되는 중계방송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을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차라리 JTBC는 지금이라도 훨씬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그리고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실현할 수 있는, 지상파 3사와 협력해 공동으로 올림픽 중계를 했으면 한다.


올림픽 중계는 자사의 이름을 널리 떨치거나, 장사를 위해 흥정하는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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