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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그들은 어떻게 부를 축적했을까?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9/07/01 [23:18]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가 오는 3일 언론·배급 시사회에 앞서 제23회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지난 달 29일에 이어 오늘(1일) 관객에게 공개된데 이어 오는 6일 한차례 더 상영을 앞두고 있다.

 

올해 18살인 메리 캐서린(타이사 파미가 분)은 6년 전 부모를 잃은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에 시달려 매주 화요일 장을 보러 나가는 날이 끔찍이 싫다.

 

하지만 그녀의 언니 콘스탄스(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 분)는 물론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아버지를 살인했다는 혐의 때문에 사람들의 비난이 더더욱 거센 탓에 집밖에도 나가지 못하니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그날’ 독약 때문에 장애인이 돼 휠체어 신세를 지는 줄리안(크리스핀 글로버 분) 삼촌이 장을 보러 나가기도 쉽지 않으니 제 아무리 언니의 전 남자친구는 물론 동네 아이들까지 손가락질 하고, 계란을 집어 던져도 그녀 밖에는 장을 볼 사람이 없다.

 

대대로 할아버지 때부터 부자인 탓에 ‘블랙우드 로드(road)’도 있을 정도로 큰 성(城)에 사는 그들은 ‘마녀’라는 세상의 손가락질에도 불구하고 셋이서 꿋꿋하게 살아간다.

 

세상에서 가장 순진하고(어찌 보면 ‘뇌가 깨끗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예쁜 언니 콘스탄스를 악한 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동생 메리는 ‘보호 주문’을 맹신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와 꼭 닮은 사촌 찰스(세바스찬 스탠 분)가 나타나자 메리는 그가 우리 집 금고를 노리는 게 아닐까 싶어 경계하지만, 정작 언니는 너무나 친하게 대한다.

 

여기에 그날 있었던 사건을 소설로 집필 중인 삼촌은 가끔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지 찰스를 죽은 자신의 형 존과 헷갈려 한다.

 

이쯤 되면 이 성 안에 사는 모두가 다 이상한 사람처럼 보인다.

 

어느 날 밤, 메리 때문에 집에 불이나자 동네사람들이 모두 ‘불구경’을 와서는 제발 이참에 홀랑 다 타 버렸으면 좋겠다며 저주한다.

 

그러나 소방관들이 간신히 화재를 진화하자 자리에 있던 모든 주민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 집을 전부 때려 부순다.

 

메리는 자신들은 주민들에게 잘못한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대대로 부자로 살아온 블랙우드가(家) 사람들이 과연 주민들에게 잘못한 것이 없을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한 대저택에 살 정도로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어쩌면 주민들을 착취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메리는 계단 수리비를 달라는 주민에게 제대로 못 고쳐서 줄 수 없다고 쏘아 붙인다.

 

수리비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설령 제대로 안 고쳐졌으면 다시 고치라고 하고 돈을 주면 그만인 것을 어쨌든 일한 사람의 품삯은 아랑곳 않고 무조건 못 주겠다고 하는 태도는 한 푼이 아쉬운 서민의 피를 빨아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자매가 딱히 돈 벌이를 하는 것도 아님에도 금고에 쌓아 둔 돈(은행을 믿지 못해 금고에 돈을 쌓아둘 정도로 부자다)으로 생활하는 상황이라면 그깟 수리비 몇 푼이 아쉽지는 않을 것이다.

 

돈을 얼마를 주던 수리만 제대로 하면 되는 것을, 핑계를 대며 돈을 주지 않는 것은 지금의 대기업이 하청업체를 대하는 태도와 닮았다.

 

대기업 입장에서 몇 억 원은 큰돈이 아니겠지만, 납품 후에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하청업체가 도산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봐 왔다.

 

그런 측면에서 그동안 블랙우드 집안이 어떻게 부를 축적해 왔는지 생각해 보면, 메리가 자신들은 주민들에게 잘못한 게 없는데 그들이 자신들의 집을 부쉈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오죽 주민들이 블랙우드 가문에게 그동안 당한 게 많으면 기회는 이때다 싶어 집을 때려 부쉈을까.

 

그렇다고 그 주민들이 전과 20범쯤 되는 흉악한 이들도 아니다. 왜냐하면 다음 날 그들은 전날 자신이 한 행동이 마음에 걸려 각자 자매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면서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그런 모습만 보더라도 이들이 ‘마녀사냥’을 했다기 보다는 대대로 이어져 온 블랙우드 가문의 착취에 저항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편이 영화를 더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 보여진다.

 

이점에 초점을 두고 본다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영화를 조금은 재미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는 오는 11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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