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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친일파, 살기 위해 간첩을 조작하다

영화 <남산 시인 살인사건>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9/07/07 [16:55]

 

한국전쟁 종전 직후인 1953년 가을. 서울 명동에 위치한 오리엔탈다방 안에는 장혁(소설가), 김혁수(시인), 이기섭(화가), 박인성(화가) 등 다양한 예술인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전날 밤 ‘남산’에서 시인 백두환이 죽었다는 풍문을 전해 듣고는 다들 한마디씩 하고 있는 터였다.

 

그들 가운데서 조용히 얘기를 듣고 있던 육군 특무대 소속 김 상사(김상경 분)라는 사람이 갑자기 자기 신원을 밝히더니, 백두환이 총에 맞아 살해된 것이 맞다고 밝힌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의 줄거리가 전개되기 시작한다. 스포일러 때문에 소상히 밝힐 수는 없으나 죽은 백 시인과 누군가 싸우는 걸 봤다는 증언을 시작으로, 죽은 백 시인이 최유정이라는 이화여대 학생과 불륜 관계였다는 증언, 이 다방 안에 최유정을 좋아하는 문인이 있다는 증언과 더불어 그녀를 가르친 교수가 이 다방 안에 있는데 그가 소위 ‘빨갱이’라는 김 상사의 주장 등 영화는 다방 안 모두를 ‘빨갱이’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더욱이 과거 한국전쟁 당시 오리엔탈다방은 피난 가지 않고 계속 영업을 한 탓에 북한군 장교들이 수시로 드나들던 곳으로, 이미 당시 다방 주인 부부가 ‘괴뢰군’에게 포섭 당했다고 김 상사는 쏘아 붙인다.

 

또 백 시인에게 총을 쏜 인물로 최유정을 지목한 그는, 그 총을 준 사람이 바로 다방 마담(박선영 분)이라며 북한군이 사용하는 권총을 어떻게 가지고 있었냐고 추궁한다.

 

영화는 다방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내내 이야기가 전개되는 까닭에 비교적 적은 예산이 들긴 했겠으나, 김 상사가 계속 움직이는 탓에 맞아 죽은 사람, 두려움에 벌벌 떠는 사람 등 배우들이 계속 카메라 앵글에 걸리는 탓에 한날한시에 모여서 계속 같이 찍는 어려움도 있었을 터.

 

이에 대해 고명성 감독은 지난 6일,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상영 직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모든 동선을 전부 세세하게 미리 계산해서 찍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는 몰랐으나, 막상 촬영을 하려고 하니 (옛날 모습을 재연하기 위한 작업 때문에) 힘들어서 후회 했다며 이념적 대립이 아직까지 이어져 오는 이유가 뭘까 생각하다가 시대극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극중에서 1명만 살린 이유에 대해, 박인성(김동명 분)은 ‘나’를 대변하는 캐릭터여서 살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간첩조작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1명은 살려두는 것이 낫다고 (김 상사가)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는 ‘친일파’이니 ‘빨갱이’니 하는 말로 서로 이념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 영화의 결말은 친일파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 <남산 시인 살인사건>은 금년 10월쯤 개봉을 앞두고 있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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