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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현재가 아닌 미래를 보길

영화 <어쩌다 룸메이트>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9/11/08 [23:45]


사실 지금이야 그리 좋지 않은 월세방에 사는 여자는 19년 전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현 시세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꽤 으리으리한 집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며 공주처럼 지냈다.

 

그래서 여자는 다시 그런 생활을 하기 위해서 그만한 재력을 갖춘 남자를 결혼상대로 찾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래 까짓 33억 원짜리 집 사 주겠다며 나머지 우수리 금액만 여자더러 부담하라는 남자를 만난다.

 

드디어 다시 팔자 펴고 예전처럼 우아하게 살겠구나 싶은 마음에 여자는 있든 돈 없는 돈 다 찾아서 남자에게 건넨다. 남자는 바로 계약하고 오겠다며 떠났고, 그 후로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벼룩의 간을 내먹지 매달 월세 걱정을 해야 할 판에 통장 잔고도 바닥나자 여자는 미칠 지경이다. 그날 밤, 집에 와 여자는 여느 때처럼 세탁기에 속옷을 넣고, 양치를 하는 등 일과를 마무리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세탁기에 넣은 속옷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양치를 하려는데 어디선가 설탕가루가 쏟아져 내린다.

 

오늘 참 재수가 지지리도 없다고 생각하고 잠이 든 여자는, 다음 날 아침 소스라치게 놀란다.

 

집의 벽 한쪽이 사라진데다 낯선 남자가 자신과 같이 자고 있던 것.

 

놀라긴 남자도 마찬가지다. 대체 집이 어떻게 된 것인가 둘 다 의아해 하던 중 남자가 먼저 자신의 현관문을 열어 본다.

 

여자에겐 낯선 1999년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번엔 여자가 자신의 현관문을 열어보니 이번엔 남자에겐 생소한 2018년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둘에게 생기자 어리둥절하다. 그런데 여기서 지켜야 할 룰(rule)이 있다.

 

꼭 여자는 2018년의 문을, 남자는 1999년의 문을 열어야 한다. 안 그러면 집이 움직이면서 좁아진다. 단, 문을 연 후 같이 나가는 것은 허용된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절대 두 사람은 자신의 과거 혹은 미래의 인물과 한 공간에 있으면 안 된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는 남자와 카세트 플레이어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여자.

 

그래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잘하면 충분히 부자가 되는 것도 가능하겠다 싶다. 여자는 이미 과거에 일어난 일을 알고 있으니, 1999년의 로또 번호를 이용해 로또를 산다.

 

당연히 1등에 당첨 됐다. 그래 이젠 팔자가 폈구나 생각하고 둘이 기뻐하던 순간 갑자기 로또용지에서 숫자가 사라진다.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어쩌다 룸메이트>는 독특한 소재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2018년에 살고 있는 여주인공 소초 역은 동려아가 맡았고, 1999년에 살고 있는 남자 주인공 육명 역은 뇌가음이 맡았다.

 

동려아는 과거 공주처럼 살던 때의 소비를 못 벗어나 지금은 힘겹게 살고 있음에도 루이비통 가방 정도는 꼭 들어줘야 하는 ‘밉지 않은 된장녀’ 역을 잘 소화했고, 뇌가음 순수한 모습을 하고 여심을 저격하는 낯간지러운 말을 술술 내뱉는 ‘순수 청년’ 역을 잘 소화해 냈다.

 

영화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과거 혹은 현재를 인위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재앙을 불러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지금은 되는 일 없는 육명이지만, 우연히 19년 후 자신의 성공한 모습을 보게 된 후 그는 처음엔 살짝 기분이 업 된다.

 

그러나 자신이 미래에 성공하게 된 이유를 알게 되면서 고민에 빠진다.

 

물론 가벼운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지금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사람도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는 걸 상기시킴으로써 누구나 지금 자신의 처지를 비난하거나 자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등려아와 뇌가음 모두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배우이지만, 이번 영화로 국내 관객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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