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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파넥'으로 자신을 지키는 여성들

다큐 <피투성이 파넥>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7/09/28 [23:42]

이번 제9회 DMZ 국제다큐영화제에서 전세계 최초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피투성이 파넥>은 인도의 마니푸리족 여성들이 착용하는 특별한 옷 '파넥'에 대한 의미를 파헤친다.


여성들은 이 옷을 입는 것을 설레여 하지만, 한편으로 이 옷은 '재수 없는 옷'이기에 남자 옷과 함께 세탁해서도, 출근하는 아버지 눈에 띄도록 빨랫줄에 널어도 안 된다.


감독은 대체 왜 파넥이 재수 없는 옷인지 궁금해 역사에 능통한 원로를 비롯해 파넥 장사꾼 그리고 평범한 남성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들을 찾아다니며 그 이유를 찾아보려 한다.


파넥 장사꾼은 새 파넥은 남자가 만져도 되지만, 헌 파넥은 절대로 남자가 만져선 안 된다고 말한다. 대체 왜 그렇냐고 물으니 돌아온 답은 여성이 월경을 하거나 임신 했을 때도 입는 옷이기 때문이란다.


생리 중인 여성은 더럽기 때문에 남자가 같이 밥도 안 먹는다고 덧붙인다.


감독의 어머니는 파넥으로 남자를 때리면 그 남자는 곧 죽는다고 말한다. 이는 역사에 능통한 원로 역시 똑같이 말한다.


다만 그 원로가 유추해 보는 그 이유는 파넥으로 맞으면 재수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스트레스가 높아져서 죽을 수도 있고, 혹은 파넥이 가진 알지 못하는 어떤 힘에 의한 것일수도 있다고 말한다.


가슴부터 다리 전체를 가리는 탓에 이 옷을 입으면 불편한데다 이렇게 '재수 없는 옷'을 굳이 입어야 하나 싶지만, 사라져가는 전통을 고수한다며 마니푸르 주정부는 파넥을 교복으로 지정해 버린다.


파넥을 입은 여성들은 이러한 억압에 반해 모두 힘을 합해 시위를 벌인다. 그녀들은 시위를 진압하는 남성 전투경찰들이 자신들의 파넥을 무서워 한다는 사실을 역으로 이용한다.


힘으로 이길 수 없으면, "파넥으로 맞아볼래?"라며 맞서는 전략을 생각해 낸다.


결국 파넥은 여성을 억압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자신들 보다 힘이 센 남자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힘을 지닌다.


이는 파넥이 재수 없다는 말이 생기게 된 이유 중 하나인 남성들이 여성을 범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 낸 말이라는 하나의 가설과 맞아 떨어진다.


언제쯤 인도에서 여성들이 파넥을 입지 않아도 남자들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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