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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두의 긍정적 사고와 판단이 필요한 때

칼럼니스트 권일남 | 입력 : 2020/03/16 [13:41]

최근에 발전되고 있는 여러 심리학 중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은 사람이 행복을 추구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할 때 보다 나은 능력을 발휘하게 되고 삶도 좋아진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학문이다.

 

마틴 셀리그만(M. Seligman)은 자신의 자동차면허증 사진을 본 딸이 지금과 전혀 다른 아버지의 모습에 놀라 질문하였던 결과를 보면서, 삶의 긍정과 부정의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얼굴모습까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긍정심리학의 필요를 설파한 이유라고도 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 자체를 짓누르는 중압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해 자신도 모르게 긍정보다는 부정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세상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一切唯心造)고 해도 자기 스스로가 삶의 지배하고, 긍정성을 발현하도록 개척해 나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에게 많은 화병처럼 스트레스 발산의 방법을 찾지 못해 자신을 가학하면 좋은 면, 좋은 생각을 하기 어려워 긍정심리의 가치를 알면서도 인식의 전환을 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날마다의 삶이 치열한 곳에서 매사를 긍정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은 위대한 철학자 아니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도해 볼만한 가치는 있지 않을까?

 

사람들에 굳이 긍정심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매사를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행복하다고 여기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약물보다 나은 치료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긍정과 부정을 설명하는 데 유사한 의미로 플라시보효과(placebo effect)와 노시보효과(nocebo effect)가 있다. 가짜약이라도 좋은 마음으로 긍정적인 기대감을 가지면 진짜약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플라시보효과에 비해 노시보는 오히려 부정적 영역이 지배적이어서 몸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고 한다.

 

플라시보든 노시보든 각각의 의미가 갖는 의미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좋은 생각과 행복한 경험을 먼저 떠올리기 보다는 힘들고 부정적인 경험을 더 쉽게 느낀다.

 

수많은 기억 속에서 행복을 끌어내려면 나름 힘들게 노력을 해야 하기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부정적 기억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쉽게 떠오른다.

 

이러한 이유를 미완성과제에 대한 기억이 오래 지속되는 자이가르닉효과(Zeigarnik Effect)라고도 한다.

 

사람들은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때의 추억과 기대처럼 과거를 잊지 못하고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파편화된 기억의 한 구석에 간직하고 있다가 자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떠 올리곤 한다.

 

이루지 못한 사랑과 같이 이루지 못한 결과에 대해 더 집착하는 데 싫어하면서 더 자신도 모르게 닮아있거나, 불륜드라마의 수준을 비판하면서도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것을 보면 불편한 기억은 뇌리에 깊게 박혀 있는 것 같다.

 

이처럼 불편을 초래하는 행동과 결과에 심취하는 이유는 그만큼 자신의 긍정적 삶에 우선적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에 긍정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부정적 판단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자신은 오감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를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생각과 표현과 행동이 연결된다. 평소 부정적 생각으로 지배당한 경우 자녀든 누구든 행동에 대한 판단의 준거는 곧 거칠게 표현되어 상대방은 미완성과제처럼 오랫동안 기억으로 저장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긍정적 판단이나 행복의 주관적 안녕을 얻기 위한 노력보다는 상대방을 미워하고 불편하게 여기는 적대적 사고와 행위에 지배된 결과를 보이게 된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자녀의 정곡을 찌르거나 아프게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자녀의 행동교정을 위해 애쓴다는 자기 확신에 매몰되면 자신도 모르게 습관화된 행동에 지배되어 서로의 거리가 멀어질 뿐이다.

 

부모가 자녀를 바라볼 때 여전히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아 한없이 나약한 존재이기에 불편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눈으로만 자녀를 바라본다면 자녀는 부모의 말, 부모의 행동에 대해 자신과 눈높이가 맞지 않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긍정보다는 부정적 판단이 지배하는 역효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청소년은 행동적으로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려는 행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은 필연적이다. 오히려 부모의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하려는 시도에 잘 자라고 있다는 긍정의 생각과 세밀한 말의 표현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람에 대한 기대는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넷을 통해 온갖 가짜이야기를 마치 진짜인 것처럼 포장하고 설파하며 쾌감을 얻는 사람이 많다. 

 

이럴 때 일수록 현상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조금 떨어져서 우리 아이도 살펴보고 사람들의 행동도 바라보는 생각의 거리두기도 필요한 때이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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