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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고기잡이배 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그려

영화 <부력>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0/06/16 [22:50]


참 가슴이 먹먹하다. 영화 <부력>을 보고 난 직후 기자는 먹먹함을 느꼈다. 아마 같이 영화를 본 다른 이들도 같은 감정이었을 것이다.

 

캄보디아의 가난한 대가족의 일원인 한 소년(보도자료에는 이 소년의 극중 이름이 ‘차크라’라고 표기되어 있으나, 딱히 영화 속에서 이름이 등장하진 않는다)은 아버지의 강요로 매일 (남의 집) 밭일을 한다. 그런데 딱히 소년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한 푼도 없다.

 

한 푼도 못 받을 텐데 매일 같이 일하면 뭐하냐며 아버지에 대든 그에게 한 친구는 태국에 가서 일하면 한 달에 8천 바트(한화 약 31만원)는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원래 브로커에게 500달러를 줘야 하는데 정 돈이 없으면 외상으로 하고 첫 달 급여를 브로커가 가져가는 방식도 있다고 말한다.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은 친구의 솔깃한 이야기에 끌려 바로 실행에 옮긴다.

 

외상으로 해 달라는 말에 브로커는 그럼 파인애플 공장으로 가서 일하라고 소년에게 말한다. 브로커의 안내로 도착한 그곳은 태국의 한 어선.

 

배 타고 파인애플 공장으로 가나 싶었지만, 그게 아니라 이 고기잡이배가 소년이 일해야 하는 곳이다.

 

밥이라고 밥이 가득한 냄비 하나랑 인원수에 맞춰 컵 하나씩만 주니 어쩔 수 없이 컵으로 밥을 떠서 손으로 먹어야 한다.

 

목이 매여서 물이라도 한 모금 먹으려고 해도 이건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물이 아니다.

 

그렇게 하루 22시간을 노동에 시달리지만 일하는 속도가 뒤처지거나 행여 눈 밖에 나는 행동이라도 하면 선장은 가차 없이 수장(水葬) 시켜버린다.

 

아직 14살 밖에 안 된 소년은 어떻게든 이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금세 적응한다.

 

이에 선장은 자신도 소년 또래부터 일해서 지금은 선장의 자리까지 오른 것이라며 후계자로 키워주겠다며 소년에게 호감을 보인다.

 

어차피 벗어날 수 없다면 내가 환경에 맞추자는 생각으로 소년은 점점 선장처럼 악인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끝내는 어느 날 밤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이 선장의 자리에 오른다.

 

영화는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대판 노예제’의 실상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았다.

 

선장 역을 맡은 태국 배우 타나웃 카스로는 실제 어릴 적 고기잡이배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또 소년 역을 맡은 삼 행 역시 아빠 친구가 태국의 고기잡이배에서 일하다 세상을 떠난 적이 있다.

 

그런 까닭에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끔찍한 실상을 영화를 통해 알리고자 힘썼다.

 

이 영화의 우리말 제목은 ‘부력(浮力)’으로, 기체나 액체 속에 있는 물체가 그 물체에 작용하는 압력에 의하여 중력(重力)에 반하여 위로 뜨려는 힘을 의미한다.

 

선장의 폭압(暴壓)에 못 이겨 결국 소년은 자신이 선장이 되기로 결심하는 부분을 제목으로 정한 듯하다.

 

지금도 동남아 해상에서 20만 명에 달하는 이들이 고기잡이배 위에서 노예처럼 살아가고 있다고 영화는 말한다.

 

모든 어업 종사자가 다 문제가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바다 위에서 노동 착취와 인권 탄압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눈 밖에 나가라도 하면 아무도 모르게 깊은 바다 속에 수장시켜 버리는 ‘편리한 처단 방법’으로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다.

 

한때 일 못하는 사람에게 “너는 고기잡이배도 안 끌고 간다”는 농담을 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 영화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고기잡이배 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각하는 것은 물론 세계 각국의 관계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자국 해상에서 조업 중인 어선에서 인권 탄압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지 철저히 감시해 주길 바란다.

 

노동 착취와 인권 탄압을 그린 영화 <부력>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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