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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아홉수, 희망을 기대하는 나이

영화 <아홉수 로맨스>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1/02/21 [16:28]


흔히 숫자 9가 들어간 나이를 ‘아홉수’라고 하는데, 아홉수인 때는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생각해 결혼을 꺼리는 이들도 많다.

 

때문에 그동안 아홉수를 소재로 한 웹툰,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선보인 게 사실이다.

 

영화 <아홉수 로맨스>는 고교동창인 29살 서가희(이다해 분), 최희주(조한나 분), 이보영(강나리 분), 홍서연(이새별 분) 네 명의 아홉수 여성이 연애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 내용이다.

 

학창시절 ‘얼짱’이었으나, 연예인에는 관심 없던 가희는 펀드매니저가 됐고, 학창시절 모델로 활동하던 희주는 자신의 꿈을 이뤄 스튜어디스가 됐다. 또 아역배우 출신인 서연은 현재 카페 사장이 됐고, 학창시절 공부도 1등, 지각도 1등이던 보영은 현재 아동극단을 운영 중이다.

 

이들은 각자 연애 중인데, 스튜어디스인 희주의 남자친구(지찬 분)는 같이 공항에서 만나기 위해 관세청 공무원을 준비 중인 ‘공시생’으로 벌써 1000일째 사귀고 있다.

 

또 극단 대표인 보영은 같은 극단 배우(서인권 분)와 비밀 연애 중이고, 아역배우 출신 서연은 카페 손님들과 자주 사귀다 헤어지다를 반복하는 중이다.

 

펀드매니저인 가희는 최근 자신의 고객인 재미교포 크리스(구윤상 분)와 썸을 타는 중이다.

 

언뜻 보면 직업도 괜찮고 애인도 있으니 꽤나 괜찮은 여성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들은 아홉수 탓인지 각자 남에게 말 못할 문제로 남자친구와 트러블이 있다.

 

공시생인 희주의 남자친구는 희주 몰래 같이 공무원 준비 중인 다른 여성(김수미 분)과 바람을 피우고 있고, 가희의 남자친구는 불리하면 영어로 말하는데다 옷 하나를 고르는데 한나절이고, 게다가 가희가 자신의 티셔츠를 옷걸이에 빼내는 방법 때문에 대판 싸우기도 할 정도로 둘은 참 맞지 않는다.

 

또 보영의 남자친구는 같은 극단에 있다가 나가서 연예기획사를 차린 선배(송유현 분)와 몰래 전속계약을 체결했는데, 그 선배는 과거 극단에 있을 때도 보영의 현 남자친구를 꽤나 유혹했던 터라 보영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그나마 최근에 서연이 연애를 시작한 남자(양지원 분)는 젠틀하고, 서연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위로를 해 주는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여서 가장 괜찮아 보이지만 서연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무조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탓에 서연은 ‘소통’이 안 되는 이 남자에게 점점 질린다.

 

서연 역을 연기한 이새별이 각본과 공동연출을 한 이 영화는 흔히 말하는 ‘앞자리’가 바뀌기 전 20대의 마지막이자, ‘아홉수’를 살고 있는 29살 여성들이 겪는 심리적 불안감과 그로 인한 연애의 어려움을 잘 그린 작품이다.

 

사실 나이를 먹어보면 29살과 30살이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알게 되지만, 29살 때는 30살이 되면 아주 대단한 변화나 있을 줄 알고 걱정하게 된다.

 

게다가 요즘은 그런 풍토가 많이 사라졌으나, 과거에는 여자의 나이를 ‘차 값’에 비유하며 ‘앞자리’가 3으로 바뀌는 순간 가치가 하락한다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결혼해야 한다고 주위에서 부추기기도 했다.

 

때문에 20대 여성들은 ‘아홉수’가 되기 전 20대 때 얼른 결혼하기 위해 27~28살에 많이 결혼했고, 아홉수인 29살엔 결혼을 꺼리는 풍토에 선뜻 결혼을 서두르진 못하는데 곧 30살이 될 생각을 하면 더 조급하고, 우울해 지는 일도 흔했다.

 

이는 과거 남성에 비해 배움이 짧거나, 사회활동에 제약이 많던 여성들이 출산을 위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결혼하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에서 기인한 것으로, 요즘처럼 남성과 똑같은 교육의 기회를 보장 받고, 결혼 전 남성들처럼 활발히 사회활동을 하는 지금의 여성들의 사고와는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그런 삶을 살았던 29살 자녀를 둔 기성세대는 여전히 자신이 29살 때 강요받았던 가치관을 자신의 자녀에게 그대로 강요하기도 할 것이다.

 

때문에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대의 마지막을 사는 여성들은 이 아홉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29살 여성들은 아홉수의 압박에서 벗어나 이 영화의 결말처럼 30살이 되면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이 땅의 29살 아홉수 여성들에게 바치는 영화 <아홉수 로맨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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