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군인인 세르게이(톰 프라이어 분)는 1977년 러시아가 점령한 에스토니아 공군 기지에 복무 중이었다.
새로 부임한 전투기 조종사 로만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대령의 명령으로 세르게이는 로만의 출퇴근을 도와주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려 위태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관계가 의심받으며 처벌 당할 위기에 처한다. 로만은 국가와 군대를 버릴 수 없고, 세르게이는 2년 간의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나고 자신의 꿈을 찾아 모스크바의 학교로 진학한다.
두 사람의 사랑이 무르익을 무렵, 세르게이가 모스크바에 진학하면 로만이 모스크바로 발령받아 함께 지내자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다리던 로만은 오지 않고, 공군 기지에서 함께 일했던 오랜 친구인 루이자가 세르게이를 찾아온다. 그리고, 로만과 자신의 결혼을 알려준다.
영화 <파이어버드>는 ‘불새’라는 의미답게 사랑으로 자신을 불태우는 금지된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냉전 시대의 금지된 사랑은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그 당시의 상황을 잘 묘사한다. 동성 간의 사랑은 처벌 대상으로 몰래 사랑을 키워 나가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금지된 사랑은 결국 금지된 사랑으로 끝나 안타까움을 준다. 사랑하면 지탄 받으며, 그 사실을 철저히 숨겨야 한다.
잘 숨겨야 그나마 사랑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들키면 자신의 명예나 사회적 지위 등에 영향을 받으며, 영향을 넘어 처벌을 받게 된다.
동성애는 역겨운 시선을 받고, 피해야 할 사람으로 규정한다. 시대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금지된 사랑으로 여겨지며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영화는 이런 모습을 잘 묘사해 감정적인 선을 넘나들며 진실된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영화는 배우인 세르게이 페티소프의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주인공인 세르게이 페티소프는 자신의 회고록 ‘로만 이야기(A Tale about Roman)’를 통해 로만과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글로 펼쳐냈다.
감독은 그의 회고록을 읽고 영화화하기로 결심했으며, 직접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사실성을 더했다.
피터 리베인 감독은 러시아가 배경이지만 전 세계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영어로 촬영했으며, 성 소수자의 보호와 인권의 평등과 자유를 전한다.
실제 러시아에서는 상영이 금지됐고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살해 위협이 있었다.
영화는 탄탄한 스토리로 채워져 있으며, 진실 된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있더라도 성 소수자라서 지탄 받는 인권의 측면에서 영화를 본다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영화 <파이어버드>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디컬쳐 박선영 기자 <저작권자 ⓒ 디컬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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