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화를 마무리하겠다며, 편집 중인 컴퓨터를 가지고 스태프들과 함께 숙모의 집으로 간다.
자기를 바보로 만드는 것 같다며 우울증 약을 임의로 끊고 캠코더로 숙모네 집에서 허술하게 촬영을 이어간다.
무려 4시간 7분짜리 무편집본을 시사하던 마크가 갑자기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는 대체 어떻게 영화를 마무리해야 할지 ‘해결책’을 찾다가, <해결>이라는 책을 떠올린다.
<해결> 책에 자기만의 해결책을 적던 마크는 앞뒤가 똑같은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아이디어가 떠오른 김에 새벽에 스태프의 잠을 방해하면서까지 인근에 위치한 녹음실을 찾아본다.
날이 밝자 스튜디오를 찾아가 같이 일하기로 한 후, 영화 촬영을 위해 폐가를 구입한다.
그런 그에게 고모부는 곧 면장(面長)을 관둘 예정인데, 영화감독보다 면장이 낫지 않겠느냐며 자기 자리를 물려받으면 어떻겠냐고 말한다.
그러나 약 때문인지 이런 상황 때문인지 날이 갈수록 예민해진다. 때문에 스태프들에게 사과할 일이 늘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전혀 기대도 안 했던 스팅이 음악 작업을 같이 하겠다고 하자 다들 마크를 믿고 따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스팅 섭외로 기세등등해진 마크가 점점 더 무리한 요구를 하자 스태프들이 힘에 부쳐 모두 떠난다.
영화 <공드리의 솔루션북>은 제76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작으로, 미셀 공드리 감독의 작품이다.
원제는 The Book of Solutions로 주인공 이름이 공드리도 아닌데, ‘공드리’가 제목에 들어간 이유를 모르겠다.
굳이 주인공 ‘마크’도 아닌 감독의 이름을 한글 제목에 넣은 이유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 영화가 뭘 말하고 싶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
극 중 영화감독 마크의 영화처럼 이 영화 역시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도통 알 수 없다.
마크는 <해결> 책에 해결책으로 ‘남의 말을 들어라’고 적었는데, 과연 공드리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 때 남의 말을 귀담아들었는지 의문이 든다.
영화 <공드리의 솔루션북>은 오는 14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저작권자 ⓒ 디컬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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