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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영화제 통해 인권감수성 높이려면…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8/06/08 [23:51]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서울인권영화제에 취재를 위해 어제와 오늘 처음 가 봤다.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EBS국제다큐영화제 등 크고 작은 영화제를 수십 번 취재해 봤지만 참 독특하다고 느꼈다.

 


우선 상영관은 하루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마로니에공원이다. 야외에서도 무료 상영을 하는 탓에 아무나 지나가다 앉아서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등급제에 반대하는 영화제 정신 탓에 기존 극장과 계약하기가 힘들어 야외로 나왔다고 한다. 야외이다 보니 어차피 티켓을 판매하기도 힘들 터.


그래서 아예 모든 시민들에게 인권감수성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명분을 만들어 냈다. 무료상영을 고집하는 이유다.


야외이다 보니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진정으로 모든 사람이 차별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야외 상영장에서 내리쬐는 햇볕을 피하기가 힘들다. 햇볕 방향에 따라 요리조리 피해 다녀도 짧은 옷을 입으면 팔이 새빨갛게 익기 일쑤다.


물론 야외상영장 외에 인근 건물 지하의 다목적실 한 곳에서 더 상영을 하니 그곳을 이용할 수도 있으나 계단이 많고, 승강기는 사전에 연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또 모든 영화에는 수화통역과 자막을 통해 청각장애인을 배려했다. 단순히 대사 뿐 아니라, '불에 타는 소리' 등 화면에서 나오는 소리를 자막으로 제공한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도 화면을 통해 실시간 문자 서비스와 수화통역이 이뤄진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여러모로 장애인을 배려하려 한 것은 높이 사지만 왠지 반쪽짜리 배려라는 느낌이 든다.


20년 넘게 진행하면서 쌓아온 경험치는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 영화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금 수준에 만족한다면, 많은 관객에게 영화제를 통해 인권 감수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은 공허한 외침이 될 것이다.


부디 서울인권영화제가 다른 메이저 영화제와 비교해 손색없을 정도로 발전해 많은 이들에게 인권감수성을 높여줬으면.


그리고 이번 영화제 기간 의자마다 붙여놓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이 문구가 실현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사람은 누구나 VIP입니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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