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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가짜 장교’ 괴물이 되다

영화 <더 캡틴>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9/04/19 [17:07]

 

제2차 세계대전 종전(終戰)을 2주 앞둔 독일. 이미 싸움의 결말이 결정된 상황에서 이른바 탈영병 사냥이 한창인 가운데, 미군의 공습을 피해 탈영한 윌리 해롤트 이병은 쫓기는 신세가 된다.

 

사실 전쟁의 잔혹함은 민간인 뿐 아니라, 군인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특히 누군가를 죽이지 않으면 자기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좋아서가 아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상을 해야 한다면 더욱 더 스트레스가 클 것이다.

 

더욱이 베테랑 직업군인이 아닌 강제 징집(徵集)된 윌리 같은 사병(士兵)은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상당할 것이다.

 

여기에 어차피 패전(敗戰)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더 싸워서 뭣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탈영하는 이들이 속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물론 군인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는 반론도 있겠지만, 개인만 두고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버려진 지프차 안에 있는 꽤 상태가 좋은 나치 장교의 군복이다.

 

일단 도망치느라 몰골이 말이 아닌지라 깨끗한 옷으로 갈아나 입자 싶어서 입어보니 옷에 따라 사람의 태도가 달라진다고 했던가. 자신이 진짜로 대위(大尉)가 아닌 것은 자신이 가장 잘 알 텐데 갑자기 대위 계급장의 군복을 입더니 마치 자신이 진짜 장교인 척 착각에 빠진다.

 

그런 와중에 지나가던 낙오병 하나가 깍듯하게 대위님, 대위님 그러면서 자기를 부하로 받아달라고 사정하니 까짓 것 그래 그냥 이참에 장교 노릇이나 해보자 하고 얼른 수락한다.

 

그는 딸랑 1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목적지도 없이 정처 없이 떠돌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하나 둘 부하들을 늘려 나간다.

 

중간에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는 헌병대와 마주치기도 했지만, 히틀러의 특명으로 전권을 가진 자신에게 무례하게 무슨 검문이냐고 버럭 화를 내 위기를 모면한다.

 

해보니 나름 잘 먹히자 그는 점점 대담해진다.

 

결국 후방 포로소용소로 간 그는 또 다시 히틀러의 이름을 팔아 법무부의 권한인 포로 즉결심판을 자신이 행사한다.

 

그가 180미터 깊이의 구덩이를 파 대공포와 기관총으로 총살 시킨 수감자만 무려 98명에 이른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영화 같은 이야기인가 싶지만, 사실 지금까지의 서술은 모두 역사적 사실이다.

 

영화 <더 캡틴>은 윌리 해롤트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으로, 21살이었던 그가 전쟁 때문에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잘 보여준다.

 

전쟁이 끔찍하고 싫어서 탈영했던 그가 정작 군복 하나 바꿔 입었을 뿐 인데, 자신을 ‘사냥’하던 이들처럼 ‘괴물’이 되어버린 이야기가 실화라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그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지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권위 이용의 오류’ 때문이다.

 

‘히틀러’라는 직접적인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고 ‘그분’이라는 한마디 했을 뿐인데, 그의 말을 들은 다른 장교들은 하나 같이 직접 확인할 엄두도 못 내고 무조건 그의 말을 믿어 버린다.

 

물론 그의 말을 살짝 의심한 장교도 1명 있었으나, 윌리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을 요청 받은 내각(內閣)에서도 ‘그분’의 특명이라고 하니 별도로 확인도 안 하고 윌리의 말이 사실이니 협조하라고 이야기 한다.

 

특히 수감자가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 되던 수용소 간부 한 명은 법을 어기고서라도 얼른 즉결심판을 통해 해결해 달라며 적극적으로 윌리에게 매달린다.

 

어쩌면 인간의 욕망과 거짓말임에도 불구하고 권위에 복종하는 이들이 윌리라는 괴물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 <더 캡틴>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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