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힘겨운 일상 속에서도 가족을 지극히 사랑하는 보통의 아빠 ‘조라’의 모습으로 문을 연다.
아내 ‘질러’, 딸 ‘피피’와 함께 소박한 행복을 이어가기 위해 배달과 운전 등 여러 일을 마다하지 않는 조라는 팍팍한 노동 환경 속에서도 특유의 쾌활함으로 가족 여행 자금을 모으는 다정한 딸 바보 가장이다.
그러던 어느 날, 기술 지원 요원 ‘욘비’와 우연히 만나면서 조라는 자신과 아내 질러가 과거 지구를 지키던 비밀 조직 ‘파파(P.A.P.A. – 파멸 저지 파견팀)’의 에이스 요원이었으나 기억을 잃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과거의 진실에 혼란스러워할 틈도 없이, 지구 정복을 노리는 외계 집단이 나타나 사랑하는 딸 피피를 납치해 가는 비극이 벌어진다.
욘비의 도움으로 잃어버렸던 비밀 요원의 기억과 본능을 되찾은 조라는 딸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뛰어든다.
아내 질러와 팀장 카착스 칸 등 다시 집결한 파파 요원들과 함께, 조라는 어설프지만, 세상에서 가장 뜨겁고 든든한 히어로 ‘파파조라’로 거듭나 배신과 음모에 맞서 스펙터클한 맞대결을 시작한다.
애니메이션 <파파조라 더 무비>의 진정한 관전 포인트는 과장된 코미디 뒤에 자리 잡은 ‘가장으로서의 진심’이다.
조라는 화려한 초능력을 지닌 전형적인 히어로가 아니다. 피곤함에 지친 턱 끝을 치켜세우며 배달 오토바이를 타는 우리네 보통 아빠의 모습이다.
삶이 팍팍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아이 앞에서는 절대 우울함을 내비치지 않고 일부러 더 엉뚱하고 유쾌하게 굴어주는 조라의 행동은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영화는 이처럼 허풍에 가까운 슬랩스틱 유머를 단순한 개그 장치에 머무르게 두지 않는다.
그것은 팍팍한 현실에 굴하지 않으려는 아빠의 주체적인 무기이자,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힘을 내는 긍정 에너지로 승화된다.
딸의 미소 한 번에 다시 삶의 활력을 끌어올리는 아빠 조라의 모습은 헌신적인 부성애가 어떤 초능력보다 강력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비디오 게임의 메커니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도심 액션 연출과 아기자기한 시각 효과는 어린이 관객에게 직관적인 즐거움을 안긴다.
동시에 속도감 있는 전개와 국내 관객에게 맞게 재치 있게 번안된 대사들은 성인 관객들까지 몰입하게 만든다.
부모 세대에게는 찌든 일상의 위로를, 아이들에게는 아빠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파파조라 더 무비>는 전 세대가 함께 즐기기 좋은 작품이다. 내달 2일 개봉.
/디컬쳐 박선영 기자 sum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