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다시, 동물원> 공연 장면 / 하트앤마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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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실 폐쇄를 앞두고 다른 멤버들보다 먼저 도착한 김창기가 ‘그 친구’가 남긴 물건을 보면서 처음 중학교 때 우연히 만나,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후에 함께 ‘동물원’으로 활동했던 때를 회상한다.
독서실에 갇혀서 공부하는 이들이 마치 동물원에 갇힌 것 같다며, 음악으로 그들을 위로해 주자며 팀 이름을 ‘동물원’으로 정했지만, 음반을 발표한 후 인지도가 쌓이고, 대학 졸업을 앞두자 다들 취업 걱정에 몸을 사린다.
그런 멤버들을 보면서 ‘그 친구’가 답답해한다. 함께 ‘동물원’ 활동을 하기 전에 ‘노찾사’에서 노래했던 그는 노래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에 광장에 나가 <광야에서>를 부른다.
하지만, 너 때문에 같은 팀이란 이유로 우리 앞길 막히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멤버들의 반발에 결국 팀을 떠나 홀로서기 한다.
솔로 활동을 하면서 그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몇 년 후, 그는 동물원 멤버들과 만나지만 다시 함께하는 사이까지는 아니고, ‘그냥 아는 친구’ 정도로 지낸다.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다시, 동물원>은 ‘그 친구’의 주무대였던 대학로(혜화동)에서 공연 중인데, 극을 통해 <혜화동> <광야에서> <서른 즈음에> 등을 들으면 묘한 기분이 된다.
이 작품에서 다른 멤버들과 달리 딱히 이름을 밝히지 않고 ‘그 친구’로 부르지만, 그가 부르는 노래 1~2곡만 들어도 설령 그가 과거 동물원 멤버였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누군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그래서 그때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 더욱 인기가 있다.
무대 자체도 아예 음악 연습실처럼 꾸며놓은 데다, 뮤지컬 <원스>처럼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기에 다른 쥬크박스 뮤지컬보다 더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를 보는 느낌이 강하다.
연습실처럼 무대를 꾸민 탓에 무대 자체가 높은 편이라 너무 앞보다는 대략 7~8번째 줄 정도에 앉아야 눈높이에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입장할 수 있는데, 이때 입장하면 공연 시작 직전까지 동물원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다만, 에어컨이 강하기 때문에 얇은 윗옷을 가져가는 게 좋다.
<서른 즈음에>를 부르고 만으로 서른 하나에 세상을 떠난 김광석의 팬이라면 꼭 봐야 할 뮤지컬 <다시, 동물원>은 9월 14일까지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공연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