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LA에서 렘피카가 과거 화려했던 자신의 삶을 회상하며 극이 시작된다. 1916년 제정 러시아(1721년 11월~1917년 3월) 말기, 결혼 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렘피카(이름은 타마라이고, 렘피카는 결혼 후 갖게 된 성씨이지만, 독자의 혼란을 방지하고자 작품명과 일치시켜 성씨로 표기한다.; 편집자 주)가 귀족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 우아한 사모님의 삶을 누린다.
그러나 이듬해 ‘2월 혁명’(제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백성들이 혁명을 일으켰고, 이후 러시아제국이 소련으로 재편되었다.; 편집자 주)이 일어나자 남편인 렘피키(러시아는 남편의 성씨를 따르는데, 남편과 아내의 성씨 표기가 다를뿐 같은 성씨다.; 편집자 주)가 잡혀간다.
남편을 구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반지를 뇌물로 바치자, 이런 건 필요 없다며 렘피카의 몸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성 상납’을 하고 남편을 빼낸다.
렘피카 부부는 딸과 함께 1918년 파리로 간다. 남편은 일할 생각은 안 하고 자꾸 자기를 어떻게 빼냈는지만 묻는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그림 팔기가 쉬운 걸 알게 된 렘피카가 생계를 위해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렘피카의 예술성을 알아본 남작(男爵)의 도움으로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고, 그때 우연히 자기 입으로 스스럼없이 창녀라고 말하는 라파엘라에게 반해 자기의 뮤즈(muse)로 삼는다. 그러면서 남편 말고 라파엘라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세월이 흘러 파리의 여성들이 바지도 입고, 운전도 하고, 심지어 참정권(參政權)까지 요구하면서 ‘신여성’이 뜬다. 이런 분위기 속에 신여성(新女性)의 대표주자인 렘피카가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얼마 후, 대공황(大恐慌)과 유럽에서 전쟁이 이어지면서 세상 살기가 쉽지 않아진다.
그렇게 또 세월이 1937년 파리에서 만국박람회(Universal Exhibition)가 열린다. 렘피카는 이를 재기의 기회로 삼고자 뮤즈이자 동성(同性)의 애인인 라파엘라한테 절대 오지 말라고 하지만, 자기가 모델인 그림이 보고 싶은 라파엘라가 박람회장을 찾았다가 렘피키와 만난다.
남편은 남편대로, 애인은 애인대로 렘피카를 압박하고, 모든 걸 포기한 렘피카에게 남작 부인이 새출발을 하라며 용기를 준다. 그렇게 렘피카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간다.
뮤지컬 <렘피카>는 ‘아르데코(직선과 곡선의 규칙적이고 대칭적인 형태와 원색을 통해 강렬한 느낌을 주는 미술 양식; 편집자 주)의 여왕’ 타마르 드 렘피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24년 토니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무대디자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라이센스 공연을 하게 됐다.
아시아 초연의 연출은 토니상 수상자이자, 뮤지컬 <하데스타운> <그레이트 코멧> 등을 연출한 레이첼 채브킨이 맡았다.
렘피카의 결혼생활과 성공, 동성애 등 많은 이야기를 담았는데, 이렇게 너무 많은 이야기가 섞여있어서 관객이 이해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 김선영은 지난달 26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사실 많은 걸 담고 있어서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한 인간이 그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투쟁해 나가는지에 관한 이야기”라며 “이제껏 많이 봐 온 뮤지컬과 다르게 새로운 것을 만났다는 기분을 느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