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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아는 맛이 무섭다

영화 <인 더 그레이>

박선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9/0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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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아는 맛이 무섭다
영화 <인 더 그레이>
기사입력  2026/09/01 [17:28]   박선영 기자


익숙해서 더 거부할 수 없는 맛이 있다.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은 비단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화 <인 더 그레이>를 관람하는 내내 머릿속을 스친 생각도 바로 그것이다.

 

이 영화는 색다른 신선함이나 번뜩이는 독창적 영감으로 충격을 주는 작품은 아니다.

 

대신 관객이 ‘가이 리치’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모든 요소를 담아낸 훌륭한 ‘아는 맛’의 정석을 보여준다.

 

영화의 기본 골격은 전형적인 케이퍼 액션 스릴러다. 거대 자금을 되찾기 위해 투입된 유능한 팀, 그 안에서 제 몫을 다하는 베테랑 요원들, 그리고 피할 수 없이 찾아오는 배신과 돌발 변수까지.

 

어디서 본 듯한 설정과 낯익은 전개 구조지만, 감독은 이 익숙한 재료를 정교하고 리드미컬한 연출로 요리해 낸다.

 

시각적으로 도시 전체를 쓸어버리는 식의 대규모 폭발이나 압도적인 볼거리의 액션을 기대했다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액션 장면 자체가 거대하게 폭발하는 타입은 아니다. 하지만 이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판을 짜고 상대를 속여 넘기는 ‘계략’의 재미다.

 

10억 달러를 둘러싸고 판을 뒤흔드는 특수 해결사 팀의 정교한 기만 작전과 치밀한 두뇌 싸움은, 굳이 대형 폭발 장면이 없어도 시종일관 지적 쾌감과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든다.

 

특히 헨리 카빌과 제이크 질렌할, 에이사 곤살레스가 이루는 연기 호흡은 이 익숙한 장르적 재미를 한층 더 풍성하게 채운다.

 

묵직하고 절제된 카리스마의 헨리 카빌과 능청스러우면서도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에너지를 가진 제이크 질렌할의 완급 조절은, 예상 가능한 장면조차 확실한 관전 포인트로 만들어준다.

 

서사의 깊이나 인물 간의 관계를 장대하게 설명하느라 시간을 끌지 않고,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스피디한 전개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영화 <인 더 그레이>는 굳이 낯선 도전이나 과감한 파격을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 검증된 스타일과 매력적인 배우들, 그리고 정교하게 짜인 수싸움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직관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복잡한 상상 없이, 그저 판을 뒤흔드는 감각적인 계략과 익숙한 오락적 쾌감을 즐기고 싶은 날에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선택은 없다.

 

아는 맛이라서, 더 재밌다. 영화 <인 더 그레이>는 오는 2일 개봉한다.

 

/디컬쳐 박선영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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