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후회의 동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자신이 걸어 온 여정에서 여러 선택을 한 이후의 결과에 대해 지금과 다른 결정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 당시의 결정이 최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생각의 잔상이 남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살고 있는 삶의 전 과정에서 끊임없는 질곡의 과정과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기에 당시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수많은 정보를 통합, 분석하여 최적의 기회를 얻고자 한다. 하지만 결국 선택한 순간의 경우보다 더 나은 상황이 도래되면 이전 선택의 오류에 대한 자책으로 깊은 고뇌를 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선택한 결과는 타인에 의해서 제시되고 선택되어진 결과보다 자기합리화로 미화시키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실수의 결과를 후회하기는 하지만 다른 합리적 결과를 얻고자 하는 행동을 끊임없이 행하게 된다.
이렇게 수많은 선택의 결과를 인정하거나 후회하게 되는 것이 많지만 부모로서 자녀에게 행한 교육의 지침과 형식의 결과에 대한 안타까움을 회한으로 토로하는 경우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자녀의 성장을 위하고자 하였던 수많은 행위가 오히려 자녀의 성장에 위배되거나, 자녀의 자존감을 약화시키고, 독립적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의존성을 심화시켰다는 것을 자녀가 자라 어른이 된 이후에야 깨달음으로써 부모의 온전한 역할수행을 위한 지식을 얻지 못함을 탓한다면 이 또한 얼마나 애통한 일이겠는가?
그만큼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데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지식이나 방법론을 습득하지 않은 채 기존에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에 근거하거나 아님 주변의 여러 정보에 의존하여 자녀양육의 기준을 상실하고 추종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만약 자녀를 위한 과거의 삶이 후회되지 않도록 자녀양육에 엄청난 노력과 도전에 직면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난관을 헤쳐 왔던 수많은 부모가 그 행위에 대해 자책하며 토로하는 행동의 준거가 되는 원인을 그때 미리 알았다면 어떠했을까 상상해 본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킴벌리 커버거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글귀가 부모가 행한 행동에 때론 가슴을 아리게 하는지 모른다.
즉 부모가 자녀에게 전하는 여러 말 중 부모로서의 자격과 역할에 대한 반성과 가치의 정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 주는 것 같다.
우리는 부모라는 단어와 비중에 대한 소중함을 자세히 알기도 전에 휩쓸려서 부모가 되고 부모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그리고 이전에 배웠던 짤막한 지식을 마치 전체의 지식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을 선택할 여러 정보와 방법을 탐색하여 분석적인 대안을 찾기보다는 주변의 상황과 사람들의 행태를 반복하여 수용하고 그 결과를 추종하는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자녀가 원하는 학습과 놀이 등을 스스로 찾도록 기다려 주기보다는 주위에 보여 지는 결과를 부모가 행해야 할 최선의 방책인 양 이를 따랐던 사람이 많다. 또 주어진 결과를 정하고 이를 맞추어 나가는 자녀가 됨이 최선의 부모역할임을 지각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킴벌리 커버거는 적어도 부모는 지금 알고 있는 그것이 바로 자녀를 위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미리 알고 소중하게 대하지 못하였던 사람에 몇 가지 경종을 알려주고 있다.
첫째는 자녀와의 관계는 눈으로 보이는 결과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가슴이 말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것에 귀를 기울여야 서로의 고민이 적은 삶을 살게 될 것임을 말해 준다.
둘째로 타인이 나에게 말하는 것에 과다하게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학원에, 야자에, 좋은 학교에, 좋은 직업 등과 같은 현상에 매몰되지 않아야 자녀가 더 강한 생명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셋째, 부모가 성공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성공에 매진하며 실패는 절대 용인되지 않는 생각에 점철되어 있다면 자녀는 용기도, 사랑도 사라지고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됨을 말하고 있다.
넷째, 자녀의 좋은 점이 분명 더 많이 있고 그걸 찾으려는 노력이 많아질 때 장점이 단점을 이끌게 된다는 점을 알지만 단점은 부각되고 장점은 숨어 있어 너무도 쉽게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이 모든 것을 자녀가 성장하고 다 자란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을 자녀와 힘든 나날을 보낼 때 알았다면 더 좋을 것이기에 부모는 지금 후회하지 않는 삶을 위한 지식과 행동으로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 간의 아름다움을 소중하게 발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이전에 알았더라면 더 좋을 것임은 분명하나 지금이라도 알게 된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고 서로의 깊이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자 교감을 갖도록 노력한다면 이 시점부터 부모와 자녀 사이 시간의 소중함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기보다는 지금 알았던 것이 그 말과 의미를 그때 말하지 못한 것에 미안함을 토로하며 앞으로의 나음을 발견하고자 노력할 때 과거의 후회가 아닌 미래의 더 나은 결과를 얻게 하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킴벌리 커버거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싯귀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한국청소년활동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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