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SNS나 많은 광고들로 인해 유명 배우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제작사가 있는 작품들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다만 세상에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른 채 작은 소극장에서, 지방 공연장에서 짧은 기간 동안 소리 소문없이 공연이 오르고 제작진의 지인들과 동료들, 가족에게 품앗이 형태로 홍보되어 올려진 후 사라지는 작품들은 너무나도 많다.
공연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지만 업계 사람들이 아닌 다양한 공연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기에, 오랜 시간 공연업계에 종사하며 연극 생태계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플레이 티켓’의 김효상 대표를 소개한다.
Q. 안녕하세요? 간단히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공연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김효상입니다. 저는 플티(주) 대표로 재직하고 있으며 저희회사는 공연티켓예매 사이트 ‘플레이티켓’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제가 공연 기획일을 한지가 20년이 좀 넘었는데 그중 만 7년 정도 국립극장 공연기획팀에서 근무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기획사를 차렸고 플티 법인을 설립한 건 이제 7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그간 100여편의 공연기획과 제작에 관여해 온 것 같네요.
Q. 새로 시작하신 '플레이 리딩' 프로젝트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아직 플레이 리딩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네 감사합니다. 플레이 리딩은 주로 연극, 뮤지컬에 해당하는 공연예술분야의 대본을 온라인으로 함께 리딩하는 플랫폼입니다.
작가와 배우가 만나서 작품을 리딩하고 리뷰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인데요. 작년 초부터 저희가 육성한 신인배우들을 대상으로 리딩에 참여하고자 하는 작가를 모집했고 지금까지 160회 이상의 온라인 리딩을 진행했습니다.
플레이 리딩은 그 진행과정의 노하우를 가지고 만든 사이트입니다. 작가가 작품을 등록하고 일정을 잡으면 배우들이 신청하는 방식인데요. 제가 수동적으로 100여회 이상 진행해 오던 방식을 고스란히 온라인 사이트 기능으로 옮겼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플레이 리딩을 통해 그리고 있는 청사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 지와 이를 통해 연극계에, 더 나아가 공연예술계에 어떤 영향을 기대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A. 일단 플레이 리딩 사이트를 만들기 전에 저는 2024년부터 신인배우 육성 프로젝트인 ‘The Artist Project_나는 배우다’를 다섯 기수에 걸쳐 추진해 왔습니다.
그걸 시작하게 된 배경은 대학교 전공을 해도 현장에서 자리 잡기 힘들고 전공생의 70%가 업계를 떠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습니다. 그 원인을 분석해보니 역시 기회의 부족이었습니다.
그것은 실력과 더불어 인맥도 갖춰야 하는데 신인들에게는 그런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연작업은 팀웍이 중요하다보니 늘 하던 사람과 하는 관성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냥 아는 수준만 가지고는 프로덕션에 합류하기가 어렵죠. 지원제도도 있지만 모두가 선발 방식이고 수십, 수백 번의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다못해 협회가입이나 예술인 복지재단의 경력증명을 받으려고 해도 기본적인 활동실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채우기 힘든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신인들이 본인의 좌표를 모르기 때문에 방황하다 지쳐서 업계를 떠난다는 것이죠. 이를 해소할 근본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업계에서 네트워킹을 하려면 뭔가를 함께 했던 기억이 필요하거든요. 플레이 리딩의 온라인 리딩은 배우들에게 그런 기억을 심어주는 커뮤니티가 될 겁니다.
그래서 신인배우들을 육성하여 배우그룹을 만들고 그 다음으로 생각한 것이 작가를 모으자 였습니다. 작가들도 제작자의 픽을 받아야 작품을 겨우 발표할 수 있기 때문에 배우만큼이나 기회가 없거든요.
그나마 공모전에 입상하더라도 공연까지 제작해주는 경우는 드뭅니다. 꼭 제작이 결정되지 않아도 작가와 배우들이 만나서 작품이라도 읽어본다면 배우와 작가들에게 함께한 기억이 될 것이며 업계에 자신을 노출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든든한 네트워크가 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작품을 선별하고 오디션을 대체하는 기능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 플레이 리딩을 이용하는 작가와 배우들이 300명으로 늘었고 온라인 리딩클럽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작품을 만나고 소통하는 게 상시적인 일상이 되었고 저도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나며 이들과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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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김효상 대표 /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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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네, 플레이리딩을 준비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애로사항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애로사항이라기 보다는 아직까지 온라인 리딩이라는 것이 업계에선 보편화 되지 않았고 늘 대면으로 만나던 배우와 작가들에게 온라인리딩의 효능감을 심어주는 게 어렵지만 제가 헤쳐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카톡으로 연락하고 일정을 잡던 방식에서 사이트로 그 업무를 넘길 때 기능을 정리하는게 사실 쉽지는 않았습니다.
모델로 삼을 만한 사이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저에게 의미있는 성과는 온라인 리딩을 통해 발굴한 작품을 낭독 쇼케이스로 제작하여 관객들과 만나게 된 일입니다.
작년 11월부터 좋은 작품들을 하나둘씩 선보이기 시작했고 올 3월초에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에서 한 작가의 9개 단편을 저희가 육성한 배우들이 참여하여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의 현장 평가를 받았고 어떤 작품이 반응이 좋은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항상 공연이 끝나면 서로 다독이고 격려하는 정도로 머무는데 저는 그것보다 중요한건 정확한 평가 데이터를 남겨서 지속가능한 레퍼토리를 만들어 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예술생태계도 활기를 띨 겁니다. 온라인리딩과 낭독 쇼케이스는 저비용으로 흥행성을 검증해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 과정에서 작가와 배우, 연출가들은 기회를 얻고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 과정에서 기회를 필요로하는 배우, 작가, 연출가들을 연결하여 최소단위의 프로덕션을 꾸려주고 기획적인 서포트를 해줍니다.
공연은 프로덕션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개개인의 예술가는 그걸 꾸리고 운영해나갈 힘이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 역할을 우리가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어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는 6월에도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에서 ‘한성전화소 1905’라는 작품을 발표합니다. 김장조 작, 한재훈 연출로 진행하는데요 역시 온라인 리딩을 통해 발굴한 작품이고 조선에 새롭게 생긴 전화교환원들이 일제에 저항했던 내용을 다룬 이야기로 소재가 아주 신선한 작품입니다.
배우들도 온라인 리딩클럽에서 선발할 겁니다. 무료공연이니 오셔서 작품의 가능성을 확인해주세요.
Q. 이 프로젝트를 통해 변화되거나 연극계에 발전을 위한 방향을 생각하고 계신 부분들이 있다면 나눠주시죠.
A. 일단 공연 제작하는 방식을 바꿔보고 싶어요. 지금은 모두 삼삼오오 모여서 그야말로 알음알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업계가 좁다고들 말은 하는데 사실 현장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우물에 갇혀서 서로 뭐하고 있는지 모르고 어떤 작품이 좋은지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거죠.
연극이나 공연예술이 아날로그적인 매력은 좋지만 사회가 변함에 따라 우리의 의식이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데 공연판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워요.
그 부분을 개선해보고 싶은게 제 소망입니다. 특히 기초예술분야가 탄탄해야 한다는 말들은 많이 하지만 수많은 지원사업 속에서도 체감하지 못 하는게 현실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후의 행보와 기사를 읽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해주시죠
A. 우선 그나마 여러분들이 알고 계실만한 사이트가 ‘플레이 티켓’이니까 많은 이용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소규모 공연단체들에게 특화된 사이트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런칭한 플레이리딩도 더 발전된 모습으로 공연제작의 표준시스템을 만들어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는 현장 예술인들에게 발판이 되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많은 배우들의 고향이자, 기초 연기예술의 시작인 연극이 연기자들의 생업해결은 물론 기본적인 수익조차 되지 않아 많은 배우들이 수년간의 청춘의 시간을 보낸 후 생활고와 자존감의 문제로 연기자의 길을 이탈하고 있으며, 연극판을 대표하는 대학로에도 역시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홍보와 마케팅이 지원되는 유명 배우들의 출연작만 관객들이 몰리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대학로 생태계를 살리고자 움직이고 노력하는 이들에게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기에 필자는 ‘플레이 티켓’ 김효상 대표의 행보를 응원한다
/디컬처 칼럼니스트 서홍석(연극 연출가 ·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