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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카톡이 국가기간통신망이라면, 부국제도 영화기간산업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칼럼니스트 김진곤 | 기사입력 2022/10/1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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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카톡이 국가기간통신망이라면, 부국제도 영화기간산업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기사입력  2022/10/19 [22:47]   칼럼니스트 김진곤

 

카카오톡 데이터센터의 화재로 온 국민의 일상이 순간 멈췄다. 메신저가 멈춰 소통의 혼란을 야기했고, 택시가 멈췄고, 카카오뱅크로 인해 경제활동이 일순간 정지되었다. 

 

2~3일 동안 온 국민은 카카오톡이 얼마나 우리 삶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가를 체감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카카오톡을 국가기간통신망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가 그렇다. 국내에 제일 큰 리딩(leading) 영화제다. 

 

코로나19로 부국제가 멈췄고, 극장도 멈췄고, 필름마켓이 열리지 못함으로 영화 경제는 곤두박질쳤다. 

 

극장을 중심으로 한 산업이었던 영화제작이 멈추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던 영화인들은 몇 년 사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었다. 그러나 멈췄던 부국제가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열려 다시 영화가 돌아왔음을 알렸다. 

 

이번 부국제엔 중화권 톱스타 양조위, 일본의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아바타:물의 길>의 프로듀서인 존 랜도, 배우 김유정, 구혜선, 김규리, 김영광, 박지훈, 변요한, 신하균, 송강호, 박해일, 옥택연, 정일우, 정해인, 전종서, 진선규, 진경, 한선화, 한채아, 한지민, 허성태, 한예리, 하정우 등 국내외 유명 스타 감독과 배우들이 대거 참석하였고, 16만 명이 넘는 관객과 49여 개국의 기자과 필름마켓 관계자들이 참석하였다.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최고 영화제로 대외적으로 한국 영화가 세계 속에서 얼마나 주목받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번 부국제의 공식선정 작품은 242편이다. 그 가운데, 한국 영화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단편영화는 12편에 불과하다. 

 

작품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가족, 불안한 미래를 가진 청춘의 갈등이 대다수다. 

 

작품의 다양성이 보여지지 않는 아쉬움 있다. 출품된 작품이 편향적으로 지원되지 않았을 텐데, 상영작이 그렇다는 것은 편향적인 작품선정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영화진흥위원회나 대기업 CJ 등의 지원을 받은 작품은 다른 작품과의 퀄리티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은 제작비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상당수의 제작진과 감독은 열악한 제작비로 인해 많은 부분을 포기하게 된다. 

 

그들의 열정만으로 영화를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기에 제작 지원을 받은 작품과 그렇지 못한 작품은 소재, 장르, 캐스팅에서부터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을 이해한다면, 단편영화에서는 기술적 측면보다는 스토리를 보는 것이 좋고, 신선한 연출과 참신한 배우들을 보는 것이 단편영화의 매력이다. 

 

확실히 그러한 재미가 있다. 단편영화는.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 영화의 미래를 현재로 당겨 보는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부국제에서 공식 선정되는 작품은 한국 영화에 미치는 영향이 막중하다. 

 

‘기간 산업’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말이다. 

 

작품을 뽑을 때 주제와 장르를 고르게 선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 

 

앞에서 언급한 청년의 불안, 가족의 일원이지만 가족의 아웃사이더. 한국 영화계가 이런 소재만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진 않다. 

 

또 단 12편의 단편영화로 한국 영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단편영화를 찍는 사람은 젊은 학생의 시선만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에 단편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이렇게 없나? 수많은 의문부호가 생겼다. 이번 부국제 말이다. 

 

부국제에선 단편영화를 와이드앵글 부문 속에 하나의 섹션만 들어가 있을 뿐이다.

 

스타 영화인이 오는 것만 중요하고, 그들을 밝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동안에 다른 한쪽은 더 짙은 어둠이 생겼다. 그게 독립영화, 단편 영화인들에게 드리워진 것으로 보여 씁쓸했다.

 

이번 부국제 단편 영화 중에 재기발랄한 작품이 하나 있어 소개한다. <단편영화 유니버스>라는 이한 감독의 작품이다. 

 

작품 속 주인공은 서른 살이 되어가는 젊은 영화감독으로서 어느 날 자신의 단편영화 상영회를 한다. 

 

상영회를 하기 전 관객들 앞에 서서 “이제 저는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영화를 그만두려 합니다”라고 말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상영회가 끝나고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먹은 젊은 영화감독 앞에 지금까지 작품 속에 자신이 만들었던 캐릭터들이 감독의 집으로 몰려와 캐릭터들의 애환과 자신의 심경이 어우러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영화 속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감독은 현재 한국 영화의 젊은 영화인을 직접적으로 대변한다. 

 

이제 그만두려합니다. 한국영화는 미래가 없습니다. 아니 저에게는 미래가 주어지지 않습니다라고 외치고 있는 영화다. 

 

코믹한 연기와 말속에 뼈아픈 공감을 영화인들에게 던지고 있다. 이 지점이 한국 영화의 현실일까? 

 

한쪽에서는 아카데미 수상 트로피를 올리고 있는데, 한쪽은 아사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쓰러지면 긴급 수혈만 하면 되는 걸까?

 

부국제에선 독립영화에 더 힘을 써야 한다. 한 명의 프로그래머가 공공의 의식 없이 자신의 기호로 선정했다는 느낌을 받게 하면 안 된다. 

 

한국의 수많은 독립영화인들이 부국제에 참여하게 하고, 영화를 통해 용기와 힘을 얻게 하여야 한다. 

 

부국제가 한쪽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라 영화인 고루고루 자부심을 갖게 해야 하는 공공의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김진곤(영화감독)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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